“참전이냐 독자노선이냐”… KT, 국대 AI ‘패자부활전’ 참여 고심
정부가 주관하는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의 ‘패자부활전’ 참여 여부를 두고 KT가 고심하고 있다.세부 추진 방향과 심사 기준 등이 명확히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히 ‘참전’을 선언했다가 탈락할 경우 ‘연속 낙방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등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 정부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은 기간통신사업자 KT가 네이버나 카카오, NC AI 등 다른 기업들처럼 불참으로 노선을 정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AI 3강 도약’을 목표로 내건 정부로서도 패자부활전이 자칫 ‘스타트업 리그’로 흐를 수 있어 KT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KT 관계자는 22일 패자부활전 참여 여부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KT가 독파모 추가 공모를 앞두고 내부에서 참여에 따른 손익을 계산 중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주 안에 공모를 낼 예정이다. 선발된 1개 팀은 이르면 7월 중순쯤 시행될 2차 평가에서 1단계를 통과한 3개 컨소시엄(LG AI연구원·SK텔레콤·업스테이지)과 경쟁한다.KT가 신중 모드를 보이는 것은 ‘국가대표 AI’ 타이틀에 다시 도전해 국책 사업에 동승할 것인지, 개별적인 AI 고도화 작업과 글로벌 협업 노선에 집중할 것인가를 두고 고심을 하기 때문이다.독파모 정예팀에는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 인재 등이 제공된다.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핵심 자원을 대거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국가대표 AI 기업’이라는 간판을 얻어 브랜드 가치 상승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통신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LG AI연구원 컨소시엄)가 1차 평가를 통과해 2차 단계로 진출한 것도 재도전을 자극하는 요인이다.반면 이미 자체적으로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 ‘믿:음 K’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차기 최고경영자(CEO)가 정식으로 취임하기 전에 이사회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할 수 있는 장기 프로젝트 참여를 승인하는 것은 KT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박윤영 KT 대표이사 내정자는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적으로 대표이사에 취임할 예정이다.정부는 말은 아끼면서도 KT 참여를 희망하는 분위기다. 한 정부 관계자는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최대한 많은 기업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경쟁하며 새로운 AI 모델을 만드는 게 프로젝트 목적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현재 모티프테크놀로지스, 트릴리온랩스 등 AI 스타트업 두 곳이 추가 선발전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AI 업계에서는 KT가 결국 참여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통신 인프라와 공공망, 국가 기간통신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KT 사업 구조를 감안하면 5300억원 규모 국책 사업을 완전히 외면하긴 쉽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정예팀으로 선정될 경우 얻는 지원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고, 해킹 사건을 만회할 반전의 모멘텀도 필요하다”며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따진 뒤 결국 참여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다만 다른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경우 한 번 더 도전해도 ‘최선을 다했다’는 이미지를 남길 수 있지만, KT 같은 대기업은 그렇지 않다”며 “(실패할 경우) 회사의 AI 전략이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참여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손재호 양윤선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