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반도체 더 날아가는데… 잘나‘갔’던 방산주 주춤? “대세 지장 없어”
올해 들어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초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섹터별 표정은 사뭇 다르다. 반도체와 증권 부문은 1월부터 2월 중순까지 연일 폭등을 이어가며 랠리 중이지만, 방산은 1월 상승과 2월 급락을 오가며 웃음을 잃었다.증권·반도체주가 각각 증시 활황에 따른 거래대금 수익 증대,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에 따른 수요 폭증 등으로 급증세를 이어갔다면, 방산주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차익실현 매물 출현 등으로 주춤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방산주 조정이 일시적이고, 구조적 성장성은 유효하다는 전망이 나온다.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2월 13일 기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레버리지 제외)은 TIGER(타이거) 증권으로 76.50% 상승했다. 지난해 장 마감일(12월 30일) 1만425원이던 가격이 이날 기준 1만8400원까지 올랐다. HANARO증권고배당TOP3플러스는 KODEX증권도 각각 수익률 75.45%, 74.70%를 기록해 뒤를 이었다.한국 증시 활황이 증권주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정부여당의 증시 밸류업 움직임,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에 힘입어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오천피(코스피 5000)가 올해 들어 조기달성되는 등 증시 활황으로 거래 규모가 커지고, 이는 증권사의 본업 수익과 직결된다.금융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배당 의지를 드러내고,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이밖에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 부문의 실적 개선, 그리고 자기자본을 활용한 운용 수익 확대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실적 시즌 중 주주환원에 대한 주목도 올라가는 가운데 3차 상법 개정안 공청회가 열렸다. 여당이 재차 2월 중 통과 의지를 드러냈다”며 “선제적으로 대규모 자사주 소각 발표한 대신증권(+14.68%)과 자사주 보유 비중 높은 신영증권(+17.21%) 등이 강세였고, 증시 호황으로 인한 호실적 더해져 업종 전반 강세였다”고 분석했다.반도체주 역시 1월에 이어 2월까지 코스피를 이끌고 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13일 전 거래일보다 2600원(1.46%) 오른 18만12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사상 첫 18만전자에 올라섰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11만9900원에서 두 달도 채 안 돼 51.13% 급등했다. 증권가에선 목표주가를 26만원대까지 올렸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026년 전 세계 영업이익 상위 10대 기업 중 삼성전자 영업이익(170조원) 비중이 약 9%에 달하는 반면, 시가총액 비중은 약 3%에 불과해 향후 기업가치는 한 단계 도약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K반도체 ETF도 높은 상승률을 보인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이날까지 RISE(라이즈)AI반도체TOP10은 60.39%, TIGER반도체TOP10 45.80%, TIGER반도체 45.13%, KODEX반도체 44.77% 등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반면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던 방산주는 2월 들어 조정 국면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94만6000원이던 주가가 30일 130만원까지 오르며 37.42% 상승했다. 하지만 2월 13일 종가 기준 110만5000원으로 떨어져 2월 성적은 15% 하락을 기록 중이다. 현대로템 역시 같은 기간 19만3400원→23만5000원→20만1500원으로 1월 급등, 2월 하락을 경험했다.방산 ETF도 마찬가지다. PLUS(플러스) K방산은 올해 1월 2일 5만3000원 기준으로 30일 6만8505원(29.25%)까지 올랐고, 2월 4일 7만1180원(34.30%)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하락하며 13일 기준 6만4710원까지 내렸다.방산주는 연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촉발한 지정학적 위기감과 미국의 방위비 증액 등으로 수혜를 입었지만,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기대감과 차익실현 매물 출현 등으로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이 단기적일 뿐 구조적인 성장 여력이 아직 충분하다고 본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 “자회사인 한화오션 실적 부진과 지상방산 부문 수익성이 기대를 하회하면서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를 36% 하회했다”며 “단기 실적에 대한 추정 가시성이 낮아진 것일 뿐 장기 실적을 결정하는 변수들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래 실적을 결정하는 수주와 수주잔고가 양호하다”며 “최근 국내 방산주 급등의 원인 중 하나인 우주사업 관련 기대와 미국으로의 무기 수출 가능성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배제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에 대해 “수출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중장기 성장성이 매우 견조하고 추후 수출계약, 조기납품 등이 발생 시 EPS(주당순이익) 상향 가시성이 방산5사 중 가장 우수하다”며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고 내다봤다.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