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현장형 리더 전진 배치”… 이형희 부회장 승진
SK텔레콤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법조인 출신인 정재헌 최고거버넌스책임자(CGO)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해킹 사태 여파로 추락한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데 무게를 둔 인사로 해석된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4년 만에 부회장 승진자도 나왔다.SK그룹은 30일 최고 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계열사별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사장 인사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명에 그쳤던 사장 승진자는 올해 11명으로 늘었다.SK그룹 지주회사인 SK㈜에서는 재무 및 사업개발 전문가인 강동수 PM부문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운영 전반을 총괄하면서 장용호 사장을 보좌한다. 강 부문장은 그룹 내 사업 체질과 재무 구조를 강화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SK텔레콤은 2021년 11월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유영상 사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정재헌 CGO가 후임 사장에 올랐다. 정 신임 사장은 회사의 준법감시 역량을 높이고 의사결정체계 고도화를 통해 고객 신뢰를 높일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날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4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0.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대규모 해킹 사태로 인한 가입자 이탈과 위약금 면제 조치, 이후 통신요금 50% 감면 등 각종 보상 프로그램 시행으로 매출이 급감한 결과다.SK온은 소재와 제조업 전문성이 높은 이용욱 SK실트론 대표이사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 사장은 이석희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 체제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배터리 산업에서 체질 개선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SK그룹은 올해 인사에서 현장 실무 경험과 연구개발(R&D) 역량 등 문제해결 능력이 있고, 고객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경영진을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또 차세대 리더들을 전진 배치해 기존 사장단과 조직의 안정을 꾀하면서도 변화를 가속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기조 하에 SK하이닉스 차선용, SKC 김종우, SK에코플랜트 김영식, SK㈜ 머티리얼즈 송창록, SK이노베이션 E&S 이종수, SK스퀘어 김정규, SK AX 김완종, SK실트론 정광진, SK브로드밴드 김성수 사장이 각각 새로 선임됐다.이번 인사에서 수펙스추구협의회 이형희 위원장은 SK㈜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SK그룹에서 부회장 승진자가 나온 건 2021년 장동현 부회장 이후 4년 만이다. 이로써 SK㈜ 부회장단은 최재원 부회장, 유정준 미주총괄, 서진우 중국총괄, 장 부회장, 이 부회장까지 모두 5명으로 늘었다. 커뮤니케이션위원장에는 염성진 CR팀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보임됐다.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 각 계열사가 직면한 현안을 빠르게 해결하고 현장과 실행 중심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룹 전반의 경쟁력과 조직 역동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