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에게 ‘할인 쿠폰’을… 국내서도 퍼지는 일본식 우대 제도

주주에게 제품 할인 등 우대 제도를 운영하는 상장사가 늘고 있다. 오뚜기 주식을 단 1주라도 가진 주주라면 이 회사 온라인 쇼핑몰 ‘오뚜기몰’에서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더네이쳐홀딩스 주주는 의류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 상품을 최대 2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오뚜기와 비상교육 등이 시작한 주주 우대 제도를 운영하는 상장사는 이날 기준 15곳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위탁생산(ODM) 기업인 동인기연은 오는 17일부터 젠틀우프(반려견용품)와 포브(카시트), 인수스(아웃도어 가방) 브랜드의 할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주주 우대 제도는 배당처럼 이익에 따라 이사회가 결의하는 금전적 보상과 달리 제품 할인 등 비금전적 혜택을 제공한다. 주식의 장기 보유를 유도하고 브랜드 충성도와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취지다.이 제도가 활발히 작동하는 곳은 일본 증시다. 일본 회전초밥 식당 ‘스시로’ 등을 운영하는 푸드앤라이프 컴퍼니즈(FOOD & LIFE COMPANIES)는 100주 이상을 보유한 주주에게 일 년에 두 차례 할인 쿠폰을 발송한다. 장기 보유를 유도하기 위해 보유 기간이 길수록 혜택이 커지게 설계됐다. 일본의 상장사 4000여곳 중 40%인 1600곳이 주주 우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한국에서는 IR 전문회사 IR큐더스가 여러 상장사에 이 제도 도입을 제안하면서 확산되고 있다. IR큐더스와 협업하고 있는 오뚜기는 “자연스럽게 자사 몰 회원가입을 유도하고 제품 홍보도 할 수 있다”라며 “주주들에게 신선하고 좋은 경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밸류업 정책 등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도 제도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뷰티 브랜드 ‘달바’를 운영중인 상장사 달바글로벌은 지난 5월 22일 상장과 동시에 주주 우대 혜택을 발표했다. 주력 제품에 대해 50%대 할인을 제공한다. 온라인 할인 가격보다도 20%가량 낮아 호응이 높다. 달바글로벌 주가는 상장 한 달 반 만에 93% 상승했는데 주주 우대 혜택이 초기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주주 우대 혜택을 받으려면 KB증권과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하면 된다. 실시간 잔고를 기반으로 주주 여부를 확인받고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객 확보 경쟁을 벌이는 증권사들의 주주 우대 혜택 서비스 참여도 늘어날 전망이다.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