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벌써 30조원 수주… 에너지 운반선 계약 랠리
국내 조선업계 ‘빅3’의 올해 누적 수주액이 30조원을 돌파했다. 5개월이 채 지나기도 전에 지난해 연간 실적의 60% 가까이를 달성한 것이다. 최근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부상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요동치면서, 고가의 에너지 운반선 발주가 급증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의 올해 누적 수주액은 206억8000만 달러(약 31조27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전체 수주액인 163억7000만 달러는 이미 넘어선 규모이며, 조선 3사의 연간 총매출액(53조2700억원)의 약 5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HD한국조선해양은 연간 목표치인 233억1000만 달러의 53.8%에 해당하는 125억4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최근 1조원대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6척을 수주하는 등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성사시킨 영향이다.삼성중공업 역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9척과 에탄 운반선 2척 등 총 19척, 39억 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치의 28%를 채웠다. 연간 수주목표를 공개하지 않은 한화오션은 최근까지 34억4000만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5척,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0척,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3척, 초대형 해양풍력발전기 설치선 1척 등 총 19척이다.업계에선 이 같은 수주 호황의 배경으로 중동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을 꼽는다. 연초까지만 해도 카타르발 대규모 2차 발주에 기대를 걸었으나, 미·이란 전쟁 여파로 세계 2위 LNG 수출국인 카타르의 공급망이 타격을 입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카타르 전체 LNG 수출 역량의 17%가 타격을 입었고, 복구하는데도 수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유럽·아시아 에너지 대기업들이 오세아니아·북미 등으로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해상 운송 거리가 늘어나면서 선박 부족 현상에 시달리게 됐고, 이에 LNG선 발주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한화오션은 최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특정 지역에 대한 공급 의존도를 낮추려는 글로벌 선주들의 움직임으로 인해 LNG 운송 거리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것이 LNG선 수요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수주 호조는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올 1분기 조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2조7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2409원 대비 66.8% 급증했다.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