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부진 끝에 폼 되찾아가는 이형준 “곧 우승 소식 전하겠다”
“이제 우승 경쟁을 할 수준까지 올라왔다. 빨리 우승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다.”‘가을 사나이’ 이형준(사진)의 각오다. 그는 지난 19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올드코스에서 막을 내린 2026시즌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총상금 10억원)을 공동 6위로 마쳤다. 특히 마지막 날 지난해 대상 수상자 옥태훈과 함께 데일리 베스트 타이인 8언더파 64타를 몰아치며 전성기 때 모습을 보여줬다.‘무빙데이인 3라운드에서 1오버파로 부진하지만 않았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 결과다. 무엇보다도 지난겨울에 집중적으로 했던 연습이 열매를 맺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이형준은 2021년 상반기 군 복무를 마치고 투어에 복귀했다. 이듬해 10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통산 6승째를 거뒀을 때만 해도 군 복무로 인한 ‘경력 단절’은 없어 보였다.하지만 이후 3년간 우승 없이 힘든 시기를 보냈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적이 나오지 않아 상실감이 커졌다. 2018년 제네시스 대상 수상 등 KPGA투어의 간판으로 일세를 풍미했던 선수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었다.KPGA투어 최장 컷 통과인 31개 대회 연속 컷 통과(2017년 6월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2019년 4월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기록에서 보듯 ‘꾸준함의 대명사’라는 캐릭터마저 흔들리면서 팬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갔다.그에게는 ‘가을 사나이’라는 닉네임이 있다. 통산 6승 중 상당수를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가을에 거뒀다고 해서 붙여졌다. 그런 그가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라도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음을 선언하고 나섰다. 비록 올해 첫 경기지만 이형준이 이렇듯 자신 있는 어조와 표정을 짓는 모습은 몇 년 만에 처음이다.이유가 있다.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됐던 100m 이내 웨지샷 정확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3년간 우승이 없었던 것은 쇼트 게임에 원인이 있었다”며 “항상 ‘퍼터가 안 됐고 어프로치가 안 됐고’ 그렇게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100m 이내 공략 시 핀에서 멀어진 경우가 너무 많았다. 가까이 붙일수록 버디 기회가 많은데 그러지 못하면서 퍼트 탓을 하는 오진을 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이어 “그래서 지난 동계 전지훈련 동안 그 부문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며 “이번 개막전에서 상당한 효능감을 만끽했다. 3라운드 때 코스 공략을 잘못해 1오버파로 부진했다. 하지만 샷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좀 영리하게 하면 마지막 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것은 마지막 날 보기는 1개로 틀어막고 버디 9개를 쓸어 담아 8타를 줄인 결과로 입증됐다.이형준은 “100m 이내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티샷과 아이언샷도 좋아졌다. 설령 티샷이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하더라도 핀에 가깝게 붙일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그게 편안한 스윙으로 이어져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 당연히 퍼트도 부담이 덜하다”고 했다.기술적, 심리적으로 자신감이 붙은 것은 강도 높게 실시한 동계 훈련 덕이다. 그는 올 시즌 골프존 아카데미에 합류하면서 베트남, 태국, 제주도를 오가며 훈련을 했다. 그 결과 골프의 결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이형준은 “김홍식 프로님 추천으로 합류해 지난해 말 베트남에서 첫 훈련을 했다. 이후 윈터투어 출전 겸 태국에서 2월 말까지 한 달간 훈련했다”며 “귀국해서 골프존 아카데미와 제주도에서 실전을 겸한 마무리 훈련을 했다. 그때 골프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우승 경쟁을 하는 게 먼저 목표였는데 지금 냉정하게 생각해서 그 정도는 되는 것 같다”면서 “지난해까지 우승자 시드 카테고리였는데 올해부터 포인트 카테고리다. 나로서는 조금 자존심이 상한다. 다시 우승자 카테고리에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일단 개막전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거기에 만족할 이형준이 아니다. 게다가 체력적으로 아직은 문제가 전혀 없다. 그는 “이제 매주 대회가 있으니까 이 샷 컨디션을 잘 관리, 유지해서 계속 우승권에 있도록 하겠다”고 결기를 내보였다.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