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로봇·협동로봇… 확장하는 국내 로봇 생태계
로봇 산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르면서 국내 기업들도 각자의 강점을 앞세워 경쟁에 나서고 있다. 과거 산업용 로봇 중심이던 시장이 휴머노이드와 서비스 로봇, 협동로봇, 로봇 플랫폼 경쟁으로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8일 업계에 따르면 로봇 전쟁에서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만든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제조 현장 자동화의 핵심축으로 삼고 있다. 여기에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물류 로봇 ‘스트레치’까지 포함해 공장 자동화 영역 전반으로 로봇 적용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도 지난해 1월부터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 상태다. 같은 해 10월엔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블랙웰 GPU 5만장을 확보하며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AI 인프라 강화에 나섰다.LG전자는 가전 사업을 기반으로 로봇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올 초 열린 CES 2026에서 홈로봇 ‘LG 클로이드(LG CLOiD)’를 공개했다. 당시 로봇이 아침을 준비하고 빨래까지 하는 모습을 많은 관람객들이 놀라운 눈으로 지켜봤다. 엔비디아의 범용 휴머노이드 추론 모델인 ‘아이작 그루트’를 기반으로 자체 피지컬 AI 모델도 개발 중이다. 또 엔비디아의 로봇 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지능형 로봇 현장 실증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기존 가전과 AI 기술을 결합해 가정·상업시설을 아우르는 생활 밀착형 로봇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한다.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분야의 대표 주자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작업할 수 있는 로봇으로 조립과 포장, 검사, 용접 등 다양한 업무에 활용된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의 ‘아이작 심’ 등을 활용해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디팔레타이징(팔레트에 쌓인 물건을 로봇이 옮기거나 분류하는 작업)과 샌딩(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작업) 등 정밀 작업을 수행하는 레퍼런스 로봇 솔루션 개발을 논의 중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를 기반으로 내년 지능형 로봇 솔루션을 선보이고, 2028년에는 산업용 휴머노이드 출시를 목표로 한다.네이버는 국내 플랫폼 기업 가운데 로보틱스 분야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축적해온 기업으로 꼽힌다. 제2 사옥 ‘1784’는 로봇·클라우드·디지털트윈·5G 특화망 등 네이버의 미래 기술이 집약된 공간으로 통한다. 이곳은 네이버가 개발한 서비스 로봇이 내부를 오가며 배달과 안내 업무를 수행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해왔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강점을 로봇 자체보다 로봇 운영 플랫폼에서 찾는다. 수십 대의 로봇을 동시에 연결하고 제어하는 기술을 확보하며 스마트빌딩과 스마트시티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1784를 찾아 로봇 제어 환경을 직접 둘러보며 피지컬 AI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AI 반도체를 넘어 로보틱스 플랫폼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 범위도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준 한국 AI·로봇산업협회 기획사업본부장은 “피지컬AI 시대가 오면서 로봇은 사람처럼 비정형 환경을 스스로 인지하고, 작업하는 단계로 넘어갔다”며 “기존 칩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엔비디아와의 협업이 가장 좋은 파트너십일 것”이라고 평가했다.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