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달 50.5에서 이달 49.0으로 급락하면서 경기 수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대비 하락폭은 16개월 만에 최대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본격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제조업 PMI가 전월(50.5)보다 1.5포인트 하락한 49.0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는 49.8이었지만, 이를 크게 밑돌았다.기업 구매담당자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는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중국 제조업 PMI는 지난 2월 50.2로 올라서며 확장 국면에 들어선 뒤 3월 50.5로 이어갔지만, 이달 들어 수축 국면으로 돌아섰다.국가통계국은 “4월 이전까지 제조업이 빠르게 성장한 데다 외부 환경이 급변하면서 4월 제조업 PMI가 수축 국면을 나타냈다”면서 “무역환경 불확실성의 증가로 주요 경제국들의 제조업 경기지수도 대부분 경기 수축 국면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로이터통신은 “이번 발표는 중국 관리들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이 미국 무역 충격을 흡수할 좋은 위치에 있다고 확신하는 것과 대조적”이라며 “국내 수요가 여전히 약하고 중국 공장주들이 해외에서 대체 구매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핀포인트자산관리의 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 장즈웨이는 “제조업 PMI가 약세를 보인 것은 미·중 무역전쟁 때문”이라며 “무역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의 결정이 지연되면서 중국과 미국의 거시경제 지표가 2분기에 더욱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중국 금융정보 제공업체 차이신의 왕저 이코노미스트는 “관세전쟁의 파급 효과는 2∼3분기에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정책 결정자들은 조속히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황쯔춘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제조업 PMI 급락은 관세에 대한 부정적 심리 효과로 다소 과장됐을 수 있지만, 외부 수요 감소로 중국 경제가 압박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이어 “중국 정부가 재정 지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경기 침체 요인을 완전히 상쇄하기 어렵다”면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3.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지난해와 같은 5% 안팎으로 제시했다.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교통운수부가 매주 월요일 발표하는 항구 물동량 통계가 이날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물동량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