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한파’에 코스피 3%대 급락… 비트코인 7개월 만에 9만달러 붕괴
코스피 조정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코스피는 18일 전날 미국 뉴욕증시 하락 여파에 4000선 아래로 밀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달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인공지능(AI) 버블’ 우려가 계속된 영향이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높아졌다. 비트코인은 7개월 만에 처음으로 9만 달러 선이 붕괴됐다.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2% 하락한 3953.62에 거래를 마감하면서 7거래일 만에 4000선 아래에서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5500억원, 기관이 6700억원 각각 순매도한 영향이다. 개인은 1조2000억원어치 넘게 사들이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삼성전자(-2.78%)와 SK하이닉스(-5.94%) 현대차(-2.58%) 등 시가총액 상위주가 모두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3원 오른 1465.3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코스피는 이달 4일 기록한 고점(4226.75) 대비 6.25% 하락하며 본격적인 조정장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미 연준 기준금리의 연내 추가 인하 기대감이 크게 줄어든 게 조정의 가장 큰 배경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2월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 “기정사실은 아니다”라고 말한 뒤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FOMC에서 금리 동결 전망은 52.5%로 절반을 넘었다. 이는 한 달 전만 해도 0%였다.금리 인하 전망 축소는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미 10년물 금리가 4.1%대로 상승했고 기술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끊이지 않는 AI 버블 우려도 증시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 페이팔 창업자로 유명한 피터 틸이 지난 분기 엔비디아 주식 전량(9400만 달러)을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AI 관련주와 대형 기술주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외국인의 차익실현 움직임도 커졌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 급락에 대해 “새로운 악재가 아니라 기존 재료가 반복되고 있다”며 “하루 3%대 낙폭은 과도한 성격이 있어 매도에 동참하는 것은 실익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비트코인은 7개월 만에 9만 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이날 코인마켓캡에서 오후 4시 23분 현재 비트코인 1개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91% 하락한 8만9808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금리와 AI 버블 우려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4년 주기론(비트코인 가격이 4년 간격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는 주장)’에 따라 하락 사이클로 접어들고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퍼진 것도 낙폭이 커진 이유로 언급된다.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