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 빅테크 이어 은행주도 줄인다? 버크셔 해서웨이 Q1 포트폴리오 집중 분석!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 변화는 늘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습니다. 지난 1분기(2025년 1월~3월)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유 지분 현황 보고서(13F) 역시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는 버핏이 주요 은행주에 대한 포지션을 조정한 점이 눈에 띕니다. 과연 워렌 버핏은 금융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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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해서웨이, 1분기 은행주 포트폴리오 주요 변화
이번 1분기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지분 전량 매각과 및 지분 축소입니다.
1. 씨티그룹: 3년 만의 완전한 결별
버크셔 해서웨이는 2022년 1분기에 처음으로 씨티그룹 주식을 매입한 이후, 약 3년 만인 2025년 1분기에 보유하고 있던 씨티그룹 주식 1,460만 주 전량을 매도했습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버크셔는 이번 매각을 통해 약 5억 4천만 달러(약 16%)의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씨티그룹은 최근 몇 년간 실적 개선과 사업 구조조정에 힘써왔고, 2025년 1분기에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핏이 씨티그룹 지분을 전량 매각한 배경에는 몇 가지 추측이 가능합니다.
- 미미한 수익률과 장기 성장성: 투자 기간 대비 수익률이 버핏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수 있으며, 씨티그룹의 장기적인 턴어라운드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 기회비용: 씨티그룹의 최근 양호한 실적 발표가 오히려 적절한 매도 시점을 제공했으며, 확보된 현금을 더 매력적인 투자처에 활용하거나 안전자산으로 보유하려는 판단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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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뱅크 오브 아메리카: 꾸준한 차익 실현, 그러나 여전히 핵심 보유 종목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워렌 버핏이 오랫동안 선호해 온 대표적인 은행주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2024년 7월부터 꾸준히 뱅크 오브 아메리카 지분을 축소해왔으며, 이번 1분기에도 약 4,870만 주를 추가로 매도했습니다. 이를 통해 상당한 규모의 투자 수익을 확정 지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지분 축소에도 불구하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여전히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보유 종목이라는 사실입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견조한 실적과 순이자이익(NII) 전망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지분 축소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 자체에 대한 부정적 전망보다는, 성공적인 투자에 대한 이익 실현 및 포트폴리오 내 비중 조절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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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캐피털 원: 소폭 지분 정리, 디스커버 인수와의 관계는?
캐피털 원의 경우,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번 분기에 약 30만 주의 지분을 매도하며 소폭 축소했습니다. 이는 씨티그룹이나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변화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캐피털 원이 최근 대형 금융 서비스 기업인 디스커버 파이낸셜(Discover Financial) 인수를 추진하며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 2025년 5월 18일경 인수가 마무리될 예정인데요. 이러한 중대한 시점에서 버크셔가 소량이나마 지분을 정리한 것은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습니다. 단순한 포트폴리오 미세 조정일 수도 있고, 대형 인수에 따른 단기적 불확실성에 대한 약간의 위험 회피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버핏 외 다른 투자 매니저(토드 콤스, 테드 웨슬러)의 판단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버핏의 큰 그림: 현금은 쌓이고, 안전자산 선호?
이번 포트폴리오 조정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중요한 흐름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기록적인 현금 보유량 증가입니다. 버크셔는 주식 시장에서 순매도세를 이어가며 현금 및 단기 미국 국채(T-bill) 보유량을 크게 늘렸습니다. 2025년 1분기 말 기준, 버크셔의 현금성 자산은 3,00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서며, 이는 전체 단기 미국 국채 시장의 약 5%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버핏이 이처럼 현금 비중을 늘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매력적인 투자처 부족: 현재 주식 시장 전반의 밸류에이션이 높다고 판단하여, 버크셔의 거대한 자금을 투입할 만한 매력적인 대규모 투자 기회를 찾기 어렵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버핏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마음에 드는 투자처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 안전자산 선호 및 기회 포착 준비: 높은 변동성이 예상되는 시장 상황에 대비하여 안전자산을 확보하고, 향후 시장이 크게 하락하거나 예상치 못한 위기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실탄'을 마련해두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버핏은 과거 금융위기 당시에도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우량 기업에 성공적인 투자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 단기 국채의 매력적인 수익률: 최근 미국 단기 국채 수익률이 4%를 상회하는 등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마땅한 주식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금을 놀리는 대신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확보하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주에 대한 버핏의 시각 변화?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워렌 버핏의 이번 은행주 포지션 조정과 현금 보유량 확대는 시장에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일각에서는 버핏이 금융 섹터에 대한 전망을 다소 보수적으로 바꾸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특히 씨티그룹 지분 전량 매각은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습니다. 다만,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경우 여전히 핵심 보유 종목으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금융 섹터 전반에 대한 비관론으로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과 장기 성장성에 대한 버핏의 냉정한 평가가 우선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반적으로 버핏은 현재 시장 상황을 신중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남들이 탐욕을 부릴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을 부려라"는 그의 투자 격언처럼, 현재 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해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미래의 잠재적 기회를 잡기 위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참고자료
Warren Buffett's Berkshire Hathaway dumps Citigroup stake, trims Bank of America, Capital One (MarketWatch)
Warren Buffett's Berkshire Hathaway Sheds Citi Stake, Trims Other Big Bank Holdings (Investopedia, 2025년 5월 15일)
Berkshire Hathaway: No New Money Purchases During Q1; Constellation Brands Stake Raised to 6.6% (Morningstar, 2025년 5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