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막스 : AI거품 논란, "이번에는 다르다?"

작성일: 2025-12-10T06:09:56.913876+00:00

요즘 시장을 보면 딱 두 단어로 요약됩니다. 'AI' 그리고 'FOMO(놓칠까 봐 두려운 마음)'.

엔비디아가 멱살 잡고 끌어올린 이 시장, 과연 정상일까요? 아니면 우리 모두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는 걸까요? 30대인 저도 10년 넘게 트레이딩을 해왔지만, 지금처럼 기술의 발전 속도가 주가를 압도하는 시장은 참 오랜만입니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기에, 투자자들의 영원한 스승이자 오크트리 캐피털의 회장 하워드 막스가 아주 시의적절한 메모를 내놨습니다. 제목부터 아주 도발적이죠. "Is It a Bubble? (이것은 거품인가?)"

오늘은 이 메모를 씹고 뜯고 맛보며, 지금 우리가 마주한 AI거품 논란의 실체를 파헤쳐 보려 합니다. 커피 한 잔 딱 준비하시고, 스크롤 내려주세요.

1. 하워드 막스가 정의하는 'AI거품'의 본질

많은 분들이 하워드 막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단순히 차트나 PER(주가수익비율)만 보고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시장의 '심리'를 꿰뚫어 봅니다.

이번 메모에서 하워드 막스는 거품을 단순히 "가격이 비싼 상태"라고 정의하지 않습니다. 그가 말하는 거품의 핵심은 '이성적 판단의 상실'입니다. 사람들은 무언가 새롭고 혁신적인 것이 등장하면, 과거의 잣대를 버리고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이번엔 달라. 이건 세상을 바꿀 기술이니까 PER 100배도 싸다!"


익숙한 멘트죠? 2000년 닷컴 버블 때도 그랬고, 지금 AI거품 논란에서도 똑같이 들리는 말입니다. 하워드 막스는 이렇게 "새로운 기술이 투자자들의 이성을 마비시킬 때" 진정한 거품이 형성된다고 경고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반전이 있습니다. 그는 지금의 AI 열풍을 무작정 '나쁜 거품'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2. '평균 회귀 거품' vs '변곡점 거품'

이 부분이 오늘 글의 핵심입니다. 밑줄 쫙 그으셔야 합니다. 하워드 막스는 거품을 두 가지로 나눕니다.

첫째 : '평균 회귀 거품(Mean-Reversion Bubble)'입니다. 이건 말 그대로 실체 없는 기대감만으로 올랐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허무한 거품입니다. 튤립 파동이나 2021년의 일부 밈 주식들이 여기에 해당하겠죠. 터지면 남는 게 없습니다.

둘째 : '변곡점 거품(Inflection Bubble)'입니다. 이게 아주 중요합니다. 기술 자체가 너무나 혁신적이라서,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생기는 거품입니다. 비록 주가는 오버슈팅해서 나중에 좀 빠질지라도, 그 기술이 만든 인프라와 변화는 그대로 남아 세상을 바꿉니다. 닷컴 버블 당시 깔렸던 광케이블과 인터넷망이 결국 지금의 모바일 시대를 만든 것처럼 말이죠.

하워드 막스는 지금의 AI거품이 단순한 투기가 아니라, 이 '변곡점 거품'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즉, 가격은 비쌀 수 있어도 그 방향성 자체는 '진짜'라는 것입니다.

3. 닷컴 버블 때와는 다르다? 숫자로 팩트를 보자!

분석가로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본 대목은 하워드 막스가 제시한 데이터 비교입니다. 많은 비관론자가 지금의 AI 장세를 1999년 닷컴 버블과 비교하며 "곧 다 망한다"라고 겁을 줍니다. 하지만 하워드 막스의 분석은 좀 다릅니다.

그는 2000년 초반 닷컴 버블의 주역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오라클의 당시 PER(주가수익비율)과 현재 AI 대장주들의 PER을 비교합니다. 결과가 어땠을까요?

놀랍게도 현재 AI 주도주들의 밸류에이션이 닷컴 버블 당시 기술주들보다 훨씬 낮습니다.

그때는 매출도 없는 회사들이 "닷컴" 이름만 붙으면 폭등했지만, 지금 엔비디아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들은 실제로 막대한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하워드 막스는 이를 근거로 "지금의 AI거품 논란은 닷컴 때처럼 터무니없는 수준(Crazy)은 아니다"라고 진단합니다. 비싸긴 하지만, 실체가 있다는 것이죠.

4. 샘 알트먼의 고백과 딜레마

메모에는 챗GPT의 아버지, 샘 알트먼의 인상적인 발언도 인용됩니다.

"투자자들이 AI에 대해 과도하게 흥분해 있는가? 내 생각엔 '그렇다(Yes)'
하지만 AI가 아주 오랜만에 나타난 가장 중요한 기술인가? 내 생각엔 이 역시 '그렇다(Yes)'."


이 문장이 지금 우리가 처한 딜레마를 완벽하게 보여줍니다. AI거품이 끼어있는 건 맞습니다. 단기적으로 과열도 맞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시장을 외면하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부의 이동에서 소외될 수 있습니다.

하워드 막스는 이 지점에서 투자자들에게 냉철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거품이 터져서 돈을 잃는 게 두려운가, 아니면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놓치는 게 두려운가?"

5.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제 블로그를 보시는 3040 투자자분들은 아마 실전 매매 팁이 가장 궁금하실 겁니다. 하워드 막스의 조언을 제 식대로 해석해서 3가지 행동 강령으로 정리해 드립니다.

첫째, 'All-in'도 안 되지만 'All-out'도 안 됩니다. 하워드 막스는 극단적인 포지션을 경계합니다. AI거품이라고 겁먹고 주식을 다 팔고 떠나는 사람은, 나중에 AI가 세상을 지배할 때 손가락만 빨게 될 겁니다. 반대로 빚내서 몰빵하는 사람은 거품이 조정받을 때 계좌가 녹아내리겠죠. 지금은 포트폴리오의 적정 비중(예: 20~30%)을 유지하며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어야 할 때입니다.

둘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 이번은 **'변곡점 거품'**일 가능성이 큽니다. 즉, 살아남는 놈은 진짜가 됩니다. 단순히 "AI 관련주래~"라는 소문만 듣고 사지 마세요. 하워드 막스가 강조했듯, 실제로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업인지 재무제표를 뜯어봐야 합니다.

셋째, 심리 게임에서 지지 마십시오. 하워드 막스 투자의 정수는 '역발상'과 '심리 조절'입니다. 남들이 "AI 끝났다"고 공포에 질려 던질 때가 기회일 수 있고, 택시 기사님이 AI 주식 이야기를 할 때가 고점일 수 있습니다. AI거품 논란이 거세질수록 대중의 심리는 널뛰기할 겁니다. 이때 중심을 잡는 사람이 수익을 냅니다.

마치며: 거품 위에서 파도타기를 즐겨라

결론적으로 하워드 막스는 이번 메모를 통해 "AI는 거품이니 도망쳐라"가 아니라, "거품일 수 있음을 인지하고, 그 위에서 현명하게 항해하라"고 조언합니다.

저 역시 분석가로서 동의합니다. AI거품은 언젠가 한 번은 꺼지거나 조정받을 겁니다. 하지만 그 조정은 AI 산업의 종말이 아니라, 진짜 대장주들이 치고 나가는 '2차 랠리의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두려워하지 마세요. 대신 공부하세요. 하워드 막스의 통찰을 가슴에 품고, 시장의 소음(Noise)이 아닌 신호(Signal)에 집중한다면, 이 거대한 파도는 여러분을 더 높은 곳으로 데려다줄 겁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성투를 기원합니다.